두 달 전 쯤인가 차량 실내 청소를 한다고 시거잭에 청소기를 연결해 돌린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전기를 사용할 때에는 엔진을 켜두어야 하는데.. 고유가 시대인지라 기름 몇 푼 아낀다고 엔진은 꺼둔 상태로 그냥 청소기를 돌렸더랍니다. 한 시간 정도해서 마무리를 하고 차를 지하주차장으로 옮기려는데.. 방전입니다. 시동이 안걸리네요.

 

긴급 출동 불러서 점프 붙이고 엔진 공회전 시켜서 제너레이터로 충전을 시키긴 했는데.. 한 번 방전된 배터리는 원래 용량의 6~70% 선까지 밖에 충전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보다 시동도 잘 안걸리고 뭔가 비실비실해진 것이 느껴집니다. 결국 배터리를 교환하기로 하고, 보쉬(BOSCH) S4 메가파워 배터리로 교체했습니다.

 

사실 보쉬 S4급 제품도 그렇고, MF(무보수) 배터리 성능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보쉬 배터리를 좀 높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버 합금인 S5 제품은 어떤지 모르지만, S4 칼슘 배터리의 경우타 제품과 성능차가 전혀 없습니다. 아마 보쉬가 독일 브랜드이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띄워주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국내 시판 중인 로켓트, 델코, 아트라스 심지어 쏠라이트까지 포함한 모든 차량용 MF 배터리는 칼슘 합금 극판을 사용합니다. 사실 국내 제조사들이 배터리 극판에 칼슘 합금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80년대부터이며, 현재는 가장 보편화된 기본적인 재료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몇몇 제조사들은 더 이상 칼슘 합금을 제품 소개에 별도로 표기하지도 않습니다. 더 이상 칼슘 극판 사용이 특징적인 부분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쉬 제품을 구입한 것은 뭐 별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60R 규격의 배터리가 필요한데 메이커 안따지고 그냥 적당한 가격 선에서 찾다보니 택하게 됐고요,사실 보쉬 배터리도 이름만 보쉬이지 MADE IN KOREA 국산 OEM 제품입니다. 세방전지(로켓트)의 OEM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제품을 받아서 장착해보아도 로켓트배터리와 크기가 일치했습니다. 60R 규격으로 로켓트배터리와 델코(DELKOR)를 장착한 경험이 있는데 델코보다 로켓트배터리가 크기가 좀 더 컸었는데, 이번 보쉬 제품도 로켓트배터리와 크기가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특히 보쉬 배터리는 일본의 유아사에서 일부 OEM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세방전지(로켓트)가 과거 유아사와 합작, 제휴 관계를 가졌었고 유아사의 OEM 배터리를 생산했었다는 점을 볼 때, 보쉬 배터리는 세방전자의 OEM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보쉬 코리아의 대전 공장과 부용 공장이 있긴 하지만, 이들 시설은 배터리 생산 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보쉬가 직접생산한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는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배터리 교환이야 워낙 손쉬운 일이니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도구만 있다면 금방 교환을 마칩니다. 제 차는 물론이고 지인 분들의 차를 몇 번 교환해본 경험이 있어 이제는 배터리 교환하는 데 10분도 안걸리는 것 같네요. 그냥 후다닥 교환하고 잘 고정시켜서 바로 시동 걸어보니 잘 됩니다. 역시 새 배터리는 힘이 잘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금호타이어 KAM 브랜드로도 배터리가 출시되어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에 판매되고 있는데, 그 제품은 델코(DELKOR)가 생산한 OEM 제품입니다. 델코 제품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전에 사용했던 배터리가 코스트코에서 사온 그 제품이었습니다. 사실 델코 배터리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배터리에 비해 특별히 좋은 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워낙 차량용 배터리의 경우 평준화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고요, 보쉬 배터리도 그러한 면에서 그냥 무난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배터리의 기술력이나 명성, 내공을 보았을 때는 미국의 AC DELCO(에이씨델코)를 따라갈 브랜드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국내에서 AC DELCO 배터리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세계 시장에서 품질 쪽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산 배터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물론..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배터리가 보쉬까지 포함해서 전부 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합니다. 참고로 AC DELCO(에이씨델코)는 흔히볼 수있는델코(DELKOR)와는 무관한 회사이며, 국내의 델코(DELKOR)는세계적으로 유명한 AC DELCO의 발음과 동일한 브랜드로초기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린 사례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그 인지도 높은 AC DELCO의 배터리도 MADE IN KOREA. 물론 보쉬 코리아와는 달리 OEM이 아니라 국내에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기 때문에 AC DELCO 배터리의 경우 직접 생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거의 전량이 해외 수출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보기 힘든 부분이 있지요.

 

 

현재 현대기아차의 경우 순정 OEM으로 쏠라이트, 한국GM의 경우 델코(DELKOR), 르노삼성의 경우 아트라스 제품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애프터마켓 시장에서는 로켓트배터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카센터연합인 카포스(CARPOS)의 OEM으로도 로켓트배터리가 납품되고 있습니다. 품질 차이 크게 없이 배터리 업체들이 두루두루 제 영역에서 잘 공급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히 메이커 따질 필요 없이 해당 차량 규격에 맞춰서 적당한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특히 보쉬 브랜드의 이름만 보고 무작정 특별하다 생각하신다면 보쉬 배터리도 국산 OEM 제품이라는 점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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